구매경험과 소비자의 심리학: 커머스 전략
INSIGHT 2025.04.01
구매경험과 소비자의 심리학: 커머스 전략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글, ‘항상 똑같은 서비스만 찾는 이유’에 이어 O2O 서비스의 경험단계 중 ‘구매단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전 글에서는 헤일로 효과와 데빌 효과를 통해 사용자가 느끼는 ‘첫인상’’경험’이 서비스의 모든것을 결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정보탐색을 거쳐 결제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심리는 굉장히 복잡하게 작용합니다.
그렇다면 구매단계에서 소비자의 결정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01. 소비자의 구매 경험

한번 생각해 볼까요? 소비자가 같은 제품을 두고도 어떤 서비스에서 구매할지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격? 배송 속도? 아니면 단순히 익숙해서? 사실, 이 모든 요소가 모여 ‘구매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처음 제품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결제, 배송, 사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소비자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것이죠. 작은 불편함 하나가 불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예상치 못한 편리함이 재방문을 이끌 수도 있습니다.

즉,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구매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순간이 단순한 클릭 한번으로 보일지라도, 사실 그 안에는,소비자의 무의식적인 신뢰, 기대, 경험의 흔적들이
녹아있습니다.




02.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학 법칙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소비자의 구매 경험을 더욱 매끄럽고 만족스럽게 만들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특정한 선택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런 선택에는 심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법칙들이 작용하죠. 이러한 법칙들은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선택을 유도하며, 구매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다음으로, 소비자의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심리학 법칙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
밴드웨건 효과란 ‘편승 효과’라고도 불리며, 다수가 선택한 것을 따라 가려는 심리를 의미합니다.
“다들 사니까 나도 사야지!” 이건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비자의 심리학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온라인 쇼핑에서 ‘베스트 셀러’ 혹은 ‘많이 팔린 상품’ 이라는 문구를 보면 왠지 신뢰가 가지 않나요? 혹은 상세페이지에 리뷰가 수백, 수천개가
쌓이게 되면 ‘뭔가 특별한게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이처럼 밴드웨건 효과는 사람들이 군중의 선택을 신뢰하도록 만들며, 결과적으로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2.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앵커링효과는 우리가 처음 접한 가격이나 정보가 이후의 판단을 좌우하게 만드는 심리적 법칙입니다.
“이 제품 200,000원에서 99,000원으로 할인된 거야? 대박!”
원래 가격이 200,000원이었던 제품이 99,000원으로 할인되면, 할인된 가격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죠. 사실 99,000원이 적당한
가격일 수 있지만, 처음 제시된 가격이 기준이 되어 더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은 정가를 먼저 보여주고 할인된
가격을 강조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죠.




3. 힉의 법칙(Hick’s Law)
소비자가 결정을 내리거나 선택을 할 때, 선택지가 많을수록, 오히려 결정은 더 어렵다는 법칙이 있습니다. 너무 많은 선택지가 오히려
구매 결정을 방해 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메뉴가 지나치게 많은 음식점을 방문하면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할지 고민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오히려 선택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반대로, 적절한 개수의 메뉴만 제공하는 음식점에서는 고객이 빠르고 만족스러운 결정을 내리기가 훨씬 쉽습니다. 간단하고 명확한
선택을 제시하면, 소비자들은 빠르고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는 것이 힉의 법칙입니다.
그러니, 과도한 선택은 줄이고, 소비자가 결정을 내리기 쉽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겠죠?




03.구매 심리를 활용한 전략: 넛지(Nudge)

지금까지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심리학 법칙들을 살펴봤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종종 구매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감정이나 심리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UX에선 이러한 심리를 어떻게
활용했을까요?
넛지(Nudge)란 강요가 아닌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스스로 행동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심리학 기법입니다. 이 넛지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 다크넛지(Dark Nudge): 소비자의 비합리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흔히 '다크 패턴'이라고도 불리며, 기업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
👉 화이트넛지(White Nudge): 소비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보다 이로운 선택을 하도록 돕는 방식

사실, ‘화이트 넛지’는 공식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에요. 이미 ‘넛지’ 자체가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업이 소비자의 신뢰를 우선시하고,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고객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라면,
이를 화이트 넛지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다음으로, 다크 넛지와 화이트 넛지의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04.다크패턴(다크넛지) & 화이트넛지 사례

2025년 2월 14일 부터 전자상거래 다크패턴 규제가 시행되었습니다. 공정거래 위원회는 ‘온라인 다크 패턴 자율 관리 가이드 라인’을
발표하였으며, 다크패턴을 편취형, 오도형, 방해형, 압박형 총 4개의 범주와 19개의 세부 유형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크패턴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사용자가 불리한 조건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특정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편한 경험을 설계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활용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다크패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방해형 다크패턴, 취소·탈퇴 등의 방해
방해형 다크패턴은 정보를 숨기거나, 불필요한 단계를 추가하거나, 고의적으로 피로감을 유발해 소비자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쿠팡 멤버십’ 해지 과정이 있습니다. 해지를 위해서는 여러번의 페이지 전환을 거쳐야 하며,
해지 버튼은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해지 버튼의 경우도 ‘혜택 유지하기’를 CTA버튼으로 강조하여 소비자가
해지 결정을 망설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고 피로감을 주는 방식이 방해형 다크패턴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쿠팡의 다크패턴>


2. 압박형 다크패턴, 시간 제한 및 낮은 재고 알림
압박형 다크패턴은 반복적인 간섭, 시간 제한, 낮은 재고 표시, 다른 소비자의 활동 노출 등을 통해 소비자가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빠르게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방식
입니다. 이 유형은 주로 숙박 예약 서비스를 이용할때 자주 발견됩니다.
예를들어, 아고다에서는 ‘할인 객실 1개 남음’, ‘14명의 여행객이 숙소를 보고있어요’ 등 특정 문구를 통해 소비자의 심리를 압박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마치 지금 결제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불안감을 유발하는 것이죠.
이처럼 소비자의 즉각적인 결정을 유도하고 조급함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압박형 다크패턴에 해당됩니다.

<아고다의 다크패턴>


지금까지 다크넛지(다크패턴)의 유형과 사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의 구매 유도를 위한 다양한 장치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에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를 속이거나 피로감을 줄 수 있는 다크 넛지는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소비자의 신뢰를 우선시하며 고객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유도하는 방식인, 화이트넛지의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화이트 넛지의 경우 앞서 얘기했듯이 공식적인 개념이 아니라 아직 다양한 사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명확한 사례보다는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화이트넛지, 정확히 알려주기
만약 기업이 단순히 긍정적인 정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불리할 수 있는 정보까지 제공한다면 어떨까요?
이는 다크패턴의 ‘숨은 갱신’이나 ‘숨겨진 정보’를 반대로 생각해 본 아이디어 입니다.
예를들어, 할인된 금액만을 강조하는 대신 결제 시 적용되는 최종 금액을 정확히 알려주거나, 사용자가 마케팅 알림을 자주 확인하지 않는다면
이를 인지하고 알림을 끄는 옵션을 추천하는 팝업이 있다면 어떨까요? 소비자들은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진행할 것이고 이는 소비자들의 신뢰와 연결될 것입니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면 어떨까?>


2. 화이트넛지, 과소비 막아주기
커머스 플랫폼이 앞장 서서 소비자의 과소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요? 언뜻 보면 이질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
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카드의 ‘소비 잔소리’ 기능은 사용자가 설정한 기준 금액을 초과하여 결제 시, 잔소리 처럼 푸시 알림이 뜨는 서비스입니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직접 설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만약 플랫폼이 자동으로 사용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경고 메시지를
제공한다면 어떨까요? 단순히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면 ‘이 앱은 내 이익을
먼저 생각해주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신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과소비를 막아준다면 어떨까?>


05.매출이냐, 소비자의 신뢰냐

이처럼 기업들은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활용하여
✅ 구매 경험을 ‘편리하게’ 만들어 재방문을 유도하거나,
✅ 다양한 가격 전략을 활용해 소비자의 기대치를 조정하며,
✅ 때로는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속여 원치 않는 결제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화이트넛지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 긍정적인 경험을 유도하는 UI/UX 전략이지만, 커머스 영역에서는 매출 하락이 부담이 되어 쉽게
선택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과 소비자의 신뢰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것입니다.

💡 단기 매출 vs. 소비자 신뢰
다크넛지를 활용하면 소비자가 모르는 사이에 원치 않는 결정을 하게 만들어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단기적인 이익만을 쫓아 소비자를 불편하게 만들고 결국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반면,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게 된다면 고객은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찾고 반복 구매를 하게 됩니다.

결국, 소비자가 다시 찾고 싶은 경험을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한 성장 전략이 아닐까요?




06.충성고객은 소비자의 신뢰로부터 시작된다

글의 도입부에서 얘기했듯이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경험’을 구매한다고 볼 수 있어요. 결제까지의 과정이
매끄러웠는지, 예상했던 가격과 실제 결제 금액이 같았는지 말이죠. 만약 그 경험이 긍정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 굳이 다른 곳을
찾아볼 이유가 있을까요? 어떤 기업들은 소비자가 이탈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만 집중하지만, 억지로 소비자를 붙잡는다고 해서 ‘충성 고객’이
되는 건 아니에요.

결국, 좋은 구매 경험이란 강요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시 방문하도록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유인은 언젠가 한계를
맞이하지만,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경험은 시간이 지나도 경쟁력을 잃지 않으니까요.
이처럼, 소비자가 진정으로 만족하고 재방문하고 싶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브랜드 충성도를 이끄는 핵심 요소가 아닐까요?

이상으로 커머스의 구매경험 단계에 대한 리포트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ext Lab. 이재연



참고문
- 구매 전환율이 2배가 되는 7가지 소비자 심리학 법칙 | brunch 2024.11
- 혹시 내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다크패턴? 다크패턴의 모든것 | NHN COMMERCE 2024.06
- 소비자 심리를 활용하는 3가지 가격 전략 | imweb 2024.03
-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 제정 | 공정거래위원회 2023.07
- 화이트 넛지가 새로운 UX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 brunch 2022.08